제시카 페굴라, 마이애미 오픈에서 알렉스 에알라의 돌풍 저지
필리핀의 10대 테니스 스타 알렉스 에알라의 동화 같은 마이애미 오픈 여정이 미국의 제시카 페굴라에게 막을 내렸다. 두 선수는 목요일 열린 준결승에서 접전을 벌였고, 페굴라가 7-6(3), 5-7, 6-3으로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올해 19세인 에알라는 이번 대회에서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2회전에서는 프랑스 오픈 우승 경험이 있는 옐레나 오스타펜코를 꺾었고, 3회전에서는 올해 호주 오픈 챔피언 매디슨 키스를 제압했다. 이어 8강에서는 5번의 메이저 대회 우승에 빛나는 세계 랭킹 2위 이가 시비옹테크를 물리치며 파란을 일으켰다.
세계 랭킹 140위에 불과한 에알라는 WTA 본선에서 단 두 차례 승리를 거둔 경험만 있었지만, 이번 마이애미 오픈에서 역대 최저 랭킹의 준결승 진출자로 기록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에알라는 경기가 끝난 후 혼합 인터뷰 존에서 “물론 아쉽다”고 말했다. 왼쪽 허벅지와 발목에 테이핑을 하고 절뚝거리며 등장한 그는, “하지만 테니스에서는 종종 실망 속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찾아야 할 때가 있다. 이번 2주는 나에게 그런 시간이었다. 이렇게 많은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건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밝혔다.
4번 시드인 페굴라는 이날 세트당 치열한 접전을 펼치며 두 시간 26분 만에 승리를 거뒀다. 이미 수요일 늦은 밤, 전 US 오픈 챔피언 에마 라두카누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페굴라는 이날 경기 초반 다소 흔들리며 1세트에서 2-5까지 뒤처졌다.
하지만 페굴라는 3-5 상황에서 에알라가 더블 폴트를 범한 틈을 타 브레이크에 성공했고, 이후 듀스 상황에서도 다시 한 번 브레이크를 가져오며 흐름을 바꿨다.
2세트에서는 페굴라가 먼저 브레이크하며 3-1로 앞서갔지만, 에알라는 이어지는 경기에서 세 차례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6-5로 세트를 가져왔다.
결국 승부는 3세트에서 갈렸다. 페굴라는 5-3으로 앞서 나간 뒤 서브 게임을 지켜내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경기 후 페굴라는 코트 인터뷰에서 “지금 너무 피곤하다, 정말 너무 힘들다”며 숨을 골랐다. 이어 에알라에 대해 “정말 훌륭한 선수다. 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녀가 얼마나 좋은 선수인지 모두가 알 것”이라며 “앞으로 자주 보게 될 것이다. 오늘 그녀는 그걸 확실히 증명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서 에알라는 비록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테니스계에서 떠오르는 신성으로서 확고한 인상을 남겼다. 앞으로 그녀의 행보가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