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00억’ 쏟아붓고도 추락… 리버풀, 충격의 4연패와 살라의 이별 예고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독주를 막고 5년 만에 왕좌를 탈환했던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42년 만의 리그 2연패라는 꿈은 시즌 초반부터 산산조각 날 위기다. 리버풀은 26일(한국시간) 영국 브렌트퍼드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 프리미어리그(EPL) 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브렌트퍼드에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 6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전 패배 이후 내리 4경기를 졌다. 전 시즌 우승 팀이 다음 시즌에 4연패를 당한 것은 역대 네 번째이자, 리버풀 구단 역사상으로도 2021년 2월 이후 4년 8개월 만에 겪는 수모다.

천문학적 투자, 처참한 성적표

리버풀은 이번 시즌 ‘왕조 구축’을 위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과감한 승부수를 띄웠다. 무려 4억 5000만 파운드(약 8600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부으며 전력을 보강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하다 못해 충격적이다. 1억 1600만 파운드를 들여 영입한 플로리안 비르츠는 공식전 7경기 동안 단 하나의 공격 포인트도 올리지 못하며 ‘0골 0도움 7경기’라는 뜻의 ‘007’ 별명을 얻는 굴욕을 맛보고 있다. 뉴캐슬에서 이적료 기록을 세우며 데려온 알렉산데르 이사크(초기 이적료 1억 4500만 유로) 역시 리그 득점이 전무하다. 프리시즌 훈련 부족의 여파가 정규 시즌까지 이어지며, 막대한 투자 대비 효율은 바닥을 치고 있다.

‘이집트 왕’의 노쇠화와 1월 이적설

더욱 뼈아픈 대목은 팀의 상징인 모하메드 살라(33)의 급격한 노쇠화다. 살라는 지난 8년간 리버풀에서 420경기를 뛰며 250골 116도움을 기록한 살아있는 전설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폭발적이었던 돌파력과 결정력은 자취를 감췄고, 팀 공격 흐름은 자주 끊기고 있다. 새로운 우측 풀백 코너 브래들리와의 호흡도 엇박자를 낸다. 이날 경기에서도 후반 44분 만회골을 넣긴 했으나 승부는 이미 기운 뒤였다.

경기 직후 살라가 엘런드 로드에서 남긴 인터뷰는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그의 발언은 1월 이적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되어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리버풀 수뇌부는 시즌 도중 팀의 핵심 득점원을 대체해야 하는 난제에 봉착했다. 앤서니 고든(뉴캐슬)이나 앙투안 세멘요(본머스) 등이 장기적인 영입 리스트에 있지만, 살라가 보여준 압도적인 스탯과 경기 지배력을 당장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너진 수비벽과 슬롯 감독의 한탄

공격이 터지지 않으니 수비마저 흔들렸다. 리버풀은 브렌트퍼드의 세트피스와 역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전반 5분 롱스로인 상황에서 당고 와타라에게 시저스킥 선제골을 허용하며 기선을 제압당했고, 전반 종료 직전에는 케빈 샤데에게 뒷공간을 내주며 추가골을 얻어맞았다. 후반 15분에는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불리는 피르힐 판데이크조차 페널티킥을 헌납하며 자멸했다. 아르네 슬롯 감독은 경기 후 “결과와 경기력 모두 실망스럽다. 리버풀에서 경험한 최악의 경기”라며 “대대적인 변화 뒤에 흔들림은 있을 수 있지만 4연패까지 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포스트 살라’를 찾아서: 비니시우스와 올리세

이제 리버풀은 ‘포스트 살라’ 시대를 강제로, 그것도 급하게 대비해야 하는 처지다. 살라와 완벽히 동일한 대체자는 존재하지 않지만, 구단 내부 리스트에는 몇몇 거물급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다. 2027년 만료되는 계약을 두고 재계약 난항을 겪고 있는 그는 최근 사비 알론소 감독 체제 하에서 전술적 자유도가 제한되며 불편함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리가에서 11경기 무득점 침묵에 빠지는 등 스탯 생산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폭발적인 스피드와 일대일 능력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예상 이적료가 1억 5000만 유로를 상회하는 비싼 몸값이지만, 리버풀이 살라의 대체자로 고려할 만한 몇 안 되는 자원이다.

또 다른 강력한 후보는 바이에른 뮌헨의 마이클 올리세다. 2024년 팰리스를 떠나 뮌헨에 입단한 그는 77경기에서 29골 39도움을 기록하며 분데스리가를 폭격 중이다. 왼발잡이 우측 윙어로서 살라와 플레이 스타일이 가장 유사하며, 좁은 공간에서의 탈압박과 플레이메이킹 능력이 탁월하다. 다만 뮌헨에서의 입지가 워낙 탄탄해 영입을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이적료가 필요할 전망이다. 리버풀이 1월 이적시장에서 4연패의 충격을 딛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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