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인사이트] 기지개를 켜는 투심과 인디아 랠리, 그리고 여전한 보건 위기

팬데믹 이후 4년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온 바이오제약 업계에 마침내 훈풍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바이오파마 투자심리 지수(Biopharma Sentiment Index)를 보면, 업계 전반의 분위기가 거의 중립 수준까지 회복되며 눈에 띄는 반등을 이뤄냈다. 기나긴 침체기 끝에 맞이한 이 변화는 시장이 다시금 활력을 찾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다. 이러한 긍정적인 흐름을 타고 심장마비 위험과 직결되는 특정 혈액 입자를 표적으로 삼은 강력한 차세대 콜레스테롤 저하제 역시 수년간의 연구 끝에 상용화를 눈앞에 두며 시장의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인디아 특수 원료 시장을 정조준한 글로벌 합종연횡

시장의 활기는 굵직한 글로벌 파트너십 체결로도 이어지는 양상이다. 글로벌 성분 솔루션 선도기업인 인그리디언(Ingredion, NYSE: INGR)은 인도의 옥수수 기반 특수 제품 1위 기업인 산스타(Sanstar Limited)와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고 9%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단순히 지분 섞기를 넘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인도의 제약 및 식품 원료 시장을 겨냥한 전략적 승부수다.

인도 시장은 현재 내수 소비 급증, 제약 수출 확대, 그리고 클린 라벨 및 친환경 포뮬레이션에 대한 규제 당국의 관심이 맞물리면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뜨거운 격전지로 꼽힌다. 인그리디언의 짐 잘리(Jim Zallie) CEO는 “산스타의 탄탄한 현지 조달 및 제조 역량에 인그리디언의 글로벌 포뮬레이션 노하우가 결합되면서, 인도 내 수요 충족은 물론 수출 확장의 발판까지 마련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양사는 대규모 그린필드 프로젝트를 가동해 고부가가치 특수 제약 원료 포트폴리오를 본격적으로 쏟아낼 계획이다. 연매출 72억 달러 규모의 거대 기업이 신흥 시장의 맹주와 손잡고 수직계열화된 공급망을 현지에 직접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규제의 벽에 부딪힌 거대 체인, CVS의 반격

하지만 산업 전반의 장밋빛 전망 이면에는 제도를 둘러싼 첨예한 이권 다툼도 진행형이다. 미국에서는 CVS가 테네시주를 상대로 본격적인 소송전에 돌입했다. 주 정부가 PBM(처방약 급여 관리업체)의 약국 소유를 원천 차단하는 ‘FAIR Rx Act’를 통과시키자 칼을 빼든 것이다. 독립 약국을 보호하고 중간 유통업자의 횡포를 막겠다는 것이 법안 지지자들의 논리지만, CVS 측은 이 법안이 자사와 같은 전국구 체인을 부당하게 겨냥한 타겟성 규제라며 맹비난하고 있다. 패소할 경우 테네시주 내 136개 매장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 만큼, 이 해묵은 갈등은 당분간 업계의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전례 없는 격리 조치와 끝나지 않은 전염병의 위협

산업 생태계가 팽창과 규제의 줄다리기를 하는 동안, 글로벌 보건 당국은 여전히 산발적이고 치명적인 전염병 위협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콩고와 우간다에서 희귀한 분디부교(Bundibugyo) 변이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트럼프 행정부는 에볼라에 노출된 미국인들을 케냐에 격리하는 초강수를 뒀다. 과거 감염 의심자들을 모니터링이나 치료를 위해 본국으로 송환하던 기존의 관행을 완전히 뒤집은 이례적인 결정으로, 바이러스의 본토 유입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노골적인 의도가 읽힌다.

여기에 호화 크루즈선 ‘MV 혼디우스(Hondius)’에서 촉발된 한타바이러스 집단 감염 역시 사태가 심상치 않다. 세계보건기구(WHO) 수장의 발표에 따르면 확진자가 벌써 13명으로 불어났다. 지난 2주에 걸쳐 탑승객과 승무원, 의료진 전원이 하선을 마치며 급한 불은 껐지만, 폐쇄적인 공간이 빚어낸 이 치명적인 보건 스캔들은 질병 통제가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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